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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귀환 장단점, 왕도적이지만 원패턴이 아쉬운 소설

잡학다식 독서 레코드

by 잡다레코드 2023. 4. 30.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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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귀환은 비가 작가님이 쓰신 무협 장르의 웹소설로, 주인공은 화산파 13대 제자이자 매화검존으로 불리던 청명이라는 인물로, 천하를 뒤흔든 천마와의 결투 후 백 년의 시간을 건너뛰어 아이의 몸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그리고 화산파가 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본 이 작품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왕도적인 전개: 기존 한국 무협 소설의 클리셰를 조합 및 집대성하여 소설의 흥미를 끌어올리고, 독자의 기대를 잘 충족시켰습니다. 화산귀환의 주인공 청명의 캐릭터와 만담 형식의 전개는 비뢰도를 연상시키고, 몰락한 구파일방 문파를 재건한다는 큰 테마는 군림천하와 유사한 면이 있으며, 주인공이 미래로 환생한다는 소재는 화산귀환 이전에도 환생천마 등의 작품이 많이 존재했습니다. 화산귀환은 이러한 왕도적이고 정석적인 무협소설의 요소들을 절묘하게 조합하여 웹소설의 문법에 맞게 풀어냈기 때문에 서사적인 재미가 탄탄합니다. 저는 이런 왕도적인 전개가 좋아서 화산귀환을 읽으면서 흡입력에 빠져들었습니다.
  • 무협 웹소설 독자층의 확대에 기여: 화산귀환은 네이버 시리즈 조회 수 1위라는 압도적인 흥행으로 2020년대 이후 시작된 한국 무협 소설의 중흥기에 일조했습니다. 화산귀환의 흥행을 통해 새로 유입된 독자들이 다른 무협 웹소설을 찾아보면서 무협 장르에 일종의 낙수효과가 발생한 것입니다. 실제로 2020년대 이후 무협 웹소설은 화산귀환의 메가히트를 필두로 마도전생기, 일타강사 백사부, 광마회귀, 무당기협, 망나니 소교주로 환생했다 등의 인기작들이 연이어 흥행하고 무협 웹소설의 웹툰화를 통해 신규 독자들이 유입되면서 대여점 시대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몇 군데 있습니다.

  • 원패턴: 원패턴으로 1000화를 넘김...늘어지는 전개와 함께 화산귀환 최대의 문제점 중 하나입니다. 스토리 전개와 전투씬 묘사가 극 초반부터 지금까지 거의 동일하다시피 합니다. 뒤로 갈수록 같은 묘사/내용의 반복, 불필요한 미사여구, 의미없이 반복되는 캐릭터간 말장난과 개그 등으로 내용 뻥튀기, 늘어짐이 심해지는데 이러한 분량을 제외하면 과장 없이 화산귀환 전체 분량의 절반을 날릴 수 있을 정도입니다. 개그의 경우, 의미없는 개그와 말장난이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점입니다. 청명이 말 한마디를 하면, 화산오검 한명 한명이 개별적으로 발작하듯이 거기에 딴지를 걸며 의미없는 사족을 붙입니다. 똑같은 패턴의 개그가 이전의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반복해서 나오다보니, 독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스토리의 경우, 극 초반부터 지금까지, 전개가 늘 사건 발생 → 화산파 (화산오검) 출동 → 가면서 훈련 → 도착 → 해결 → 복귀의 원패턴으로 진행됩니다. 그 다음에는 구타는 없어지지만 화산협행시 쇠수레에 짐을 산 만큼 쌓고 이동을 하고 훈련은 자율로 이루어지지만 청명에게 죽여버린다 죽빵 한대만 날려보자고 욕하면서 수련을 합니다. 전투신에 대한 묘사도 비판 중 하나인데, 작품이 600화가 넘어가는데도 싸움 장면이 매번 레퍼토리가 똑같습니다. 대개의 경우 붉은 매화가 흩날린다 → 상대가 당황한다 → 수많은 잎을 다 막지 못하고 베인다 → 어느새 몸에 수십개의 자상이…라는 원패턴입니다. 저는 이런 원패턴이 너무 지루하고 답답해서 화산귀환을 읽다가 중간에 포기할 뻔 했습니다.
  • 파워 밸런스 붕괴: 파워 밸런스 붕괴도 화산귀환의 큰 문제점 중 하나입니다. 주인공 청명은 이미 천하삼대검수로서 최강자였기 때문에 환생 후에도 다른 인물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합니다. 그런데 작품이 진행될수록 청명은 계속해서 강해지고, 상대방도 그에 맞춰 강해져서 결국엔 천하를 뒤흔드는 대규모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무협 소설의 매력인 신묘과 정신세계가 사라지고, 대신에 마법과 기술이 넘치는 판타지 소설로 변질되어 버립니다. 또한 청명이 너무 강해서 다른 인물들의 역할이 줄어들고, 결국엔 청명의 원맨쇼가 되어버립니다. 저는 이런 파워 밸런스 붕괴가 무협 소설의 정체성을 잃게 하고, 다른 인물들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것 같아서 아쉬웠습니다.

이상으로 화산귀환에 대한 제 솔직한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이 작품은 왕도적인 전개와 무협 웹소설 독자층의 확대에 기여하는 장점이 있지만, 원패턴과 파워 밸런스 붕괴와 같은 심각한 단점도 있습니다. 저는 이 작품을 평점으로 매기자면 3점 정도를 주고 싶습니다. 무협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 번쯤 읽어보시고, 자신의 생각을 공유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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